
연극 트루웨스트는 영화배우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샘 셰퍼드가 남긴 '가정 3부작' 중 하나로, 물질 만능주의로 황폐해진 가족과 개인의 내면을 무대 위에서 폭발적으로 구현한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는 2010년 정식 라이선스 공연 이후 본격적으로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으며, 2025년에도 12월에도 관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상반된 성격을 지닌 두 형제, 시나리오 작가 오스틴과 자유분방한 리가 재회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다룹니다.
🎭 작품 배경 및 특징
연극 트루웨스트는 1980년 미국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래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를 거치며 호평을 받아왔습니다. 이 작품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형제가 서로를 질투하고, 증오하고, 동경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 본연의 외로움과 이중성에 대한 진실을 코믹하면서도 불편하게 풀어냅니다. 극의 작가 샘 셰퍼드는 물질 만능주의로 황폐해진 인간성, 삶의 의미 상실,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가족의 붕괴, 해체, 갈등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연극은 블랙코미디 형식을 빌려 전개되지만, 동시에 사실주의적 면모와 부조리극의 성격을 공유하는 독특한 균형을 이룹니다. 일부 평론가는 트루웨스트를 '사실주의적 부조리극'으로 정의하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또한 퓰리처상을 수상한 샘 셰퍼드가 1980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매장된 아이', '굶주린 층의 저주'와 함께 '가정 3부작'으로 불리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 등장인물: 리와 오스틴
두 형제 리와 오스틴은 성격부터 생활 방식까지 상반된 삶을 살아왔습니다. 아이비리그 대학을 졸업하고 시나리오 작가로 안정적인 삶을 사는 오스틴과 달리, 리는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사막에서 거친 삶을 살아온 방랑자입니다. 오랜 시간 교류가 없던 형제는 어느 날 엄마의 집에서 재회하게 됩니다. 오스틴은 시나리오 완성과 최종 계약을 위해 엄마의 집에 머무는 중이었지만, 리는 오스틴을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리는 폭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동생을 귀여워하는 모습도 보이며 이러한 모습이 아버지와 닮았을 것이라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오스틴은 형과의 갈등을 피하고자 노력하지만,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실패하기도 합니다.
🔄 전복되는 관계와 욕망의 충돌
제작자 사울 키머와의 만남 이후 형제의 상황은 전복됩니다. 사울은 오스틴이 공들인 시나리오보다 리가 그 자리에서 이야기한 서부극에 더 큰 관심을 보입니다. 이로 인해 리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시나리오에 집중하려던 오스틴과 동생의 작업을 방해하던 리의 관계는 역전이 되어버립니다. 리는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동생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공들였던 시나리오 작업을 하지 못하게 된 오스틴은 점점 이성을 잃어갑니다.
연극 초반, 리는 엄마 집이 있는 동네를 두고 "지어진 게 아니라 지워진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 대사는 작품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오스틴은 '지어진 것'을 대변하며 번듯한 학력, 직업, 안정적인 소득, 가정을 가진 모범적인 삶을 살아왔죠. 하지만 모범적인 삶을 위해 오스틴이 포기한 것은 리가 대변하는 모험과 자유분방함이었습니다. 리는 이러한 것들을 지우지 않았기에 '지어지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형제는 서로의 것을 갈망합니다. 오스틴은 자신이 억눌러왔지만 리는 간직해온 것들을 동경하며, 리를 상징하는 사막에 가고 싶어 합니다. 반면 리 또한 오스틴처럼 반듯한 삶을 꿈꾸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오스틴은 이 극에서 "여기서 벗어나 사막으로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는 현실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은 열망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오스틴이 말하는 사막은 경제적 부흥 이전의 거칠고 자유로운 서부를 의미합니다.
🎬 연출과 연기
오만석 배우는 국내 초연 당시 리 역할을 맡았으며, 2015년부터는 연출까지 겸하며 <트루웨스트>를 만들어왔습니다. 이번 2025년 공연에서도 연출을 맡았고, 리 역할로는 2016년 이후 9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오만석 연출은 이 작품의 큰 매력을 사실주의와 부조리극 사이의 독특한 균형으로 꼽으며, 배우들의 장점이 잘 드러나고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각색 위주로 참여했던 이전 시즌과 달리,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자 번역부터 새롭게 다시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루웨스트는 정반대 성격의 두 형제 심리 묘사와 더불어 리얼한 액션 신도 극의 볼거리 중 하나이며, 리와 오스틴의 연기 합이 매우 중요한 극으로. 오스틴 역의 배우들은 대사량이 많은 작품 특성상 빠른 시간 안에 대본을 외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만석 연출은 배우들을 배려하는 연출로 알려져 있으며, 배우들의 생각을 우선시하고 유쾌한 분위기로 연습을 이끌어 행복하게 공연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묵직한 질문과 현대적 의미
트루웨스트는 무대적 메타 언어로서의 조명과 소리, 몸에 대한 견해가 현대 연극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는 다매체 연극의 근원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또한 언어의 한계를 강조하며 두 주요 인물이 서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통해 신화와 폭력을 사용하여 새로운 인식을 얻으려는 시도를 보여줍니다. 리와 오스틴은 '진정한 서부(real west)'와 '진실한 서부(true west)' 사이에서 갈등하며, 이는 작품 내 충돌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트루웨스트는 현대 사회의 물질 만능주의와 이로 인한 개인과 가족의 붕괴를 비판하며, 관객에게 사회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는 가볍게 볼 수도 있지만 무겁게 해석할 수도 있는 풍부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 작품은 개인의 욕망과 정체성, 그리고 가족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며, 2025년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