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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유진과 유진> 원작소설과의 차이점 비교분석

by 느새디든 2025. 12. 24.

뮤지컬 유진과 유진과 원작소설 유진과 유진 차이점 비교분석

저는 초등학생 때 책을 정말 좋아했는데요, 그 중에서 '유진과 유진'이라는 소설을 매우 좋아해서 자주 읽었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는 그 소설을 '그런 책이 있었었지'하며 추억하는 정도로만 기억했었는데요, 그러던 2021년! 유진과 유진이 뮤지컬로 만들어져 공연된다고 하여 너무나도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뮤지컬에서는 원작소설을 어떻게 각색했을까 궁금도 했고요.
그렇다면 뮤지컬과 원작소설간의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 번 알아볼까요?

시점 및 서사 전개 방식: 무대 언어와 문학 언어의 차이

뮤지컬과 소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서사를 전달하는 방식, 즉 '매체 언어'의 차이에서 와요. 뮤지컬은 성인이 된 두 유진이 과거 중학생 시절을 연극처럼 재연하는 '메타 연극' 형식을 취합니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극 중 인물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는 듯한 효과를 주어 몰입감을 높이고, 동시에 과거의 아픔을 '객관화'하여 바라볼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줘요. 즉, 성인이 되어 상처를 극복하고 단단해진 유진들의 시선으로 과거를 돌아보며, 그 아픔 속에서도 성장을 이뤄냈음을 보여주는 거죠. 이러한 연극적 장치는 비극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어둡지 않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에요.그래서 유진과 유진을 심리극의 일종인 '사이코드라마' 형식이라고도 합니다.

반면, 소설은 큰유진과 작은유진의 시점이 교차되는 서술 방식을 택합니다. 각 장마다 한 명의 유진이 화자가 되어 자신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하죠. 이는 독자가 두 유진의 내면에 깊이 들어가 각각의 경험이 어떻게 다른 성격과 가치관을 형성하게 했는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줘요. 소설은 뮤지컬보다 인물의 감정선과 심리 묘사에 더 집중하며, 독자가 각 유진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유도합니다.

등장인물 구성 및 역할: 압축과 확장의 미학

뮤지컬은 두 명의 배우가 큰유진과 작은유진, 그리고 때로는 서로의 엄마 역할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하는 2인극이라는 점이 핵심이에요. 이는 배우들의 연기력을 극대화하고, 인물 간의 관계와 감정적 연결을 더욱 밀도 있게 보여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 유진이 각자의 엄마를 연기하며 상처를 보듬어주는 장면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엄마'라는 존재가 자신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이제는 스스로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죠. 더 나아가, 첼로와 신디 연주자가 친구 '소라'와 같은 조연들의 대사를 직접 읽으며 극에 참여하는 방식은, 무대 위에서 물리적인 인원 제약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인물들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려는 뮤지컬만의 영리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어요.

소설에서는 큰유진에게 활발하고 털털한 친구 '소라'가 존재하며, 작은유진은 친구 없이 학업에만 몰두하는 모범생으로 그려집니다. 소라는 큰유진에게 중요한 심리적 지지대이자 평범한 일상을 나누는 존재로, 큰유진의 밝은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할 수 있어요. 뮤지컬에서는 소라의 역할이 대폭 축소되거나 상징적으로만 나타나는 반면, 소설에서는 친구 관계가 인물들의 성격과 상황을 이해하는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사건 전개와 배경 설정: 시대적 공감과 보편적 메시지

두 작품 모두 2000년대 초반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공유하며, 당시의 사회 분위기나 문화를 반영해요. 폴더폰, PC 통신, 문자 메시지 등은 그 시절을 경험한 관객들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흥미로운 과거의 모습으로 다가오죠. 이러한 디테일은 작품의 리얼리티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대적 배경을 넘어선 아동 성폭력이라는 문제의 보편성을 이야기한다는 점이에요.

소설은 2004년에 출간되었기에 당시 사회가 아동 성폭력에 대해 가졌던 인식이나 대처 방식을 현실적으로 담아냈습니다. 뮤지컬 역시 이 큰 줄기를 따르면서도, 현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시대를 초월하는 메시지에 집중해요. 사건의 자극적인 묘사보다는 사건 이후 피해자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 사회적 편견, 그리고 치유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은 두 작품 모두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특징입니다. 이는 특정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시대의 피해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넘버(노래)와 음악적 특징: 감정의 증폭과 몰입

뮤지컬에서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증폭시키고 서사를 전개하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안예은 작곡가의 넘버들은 그녀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로 극의 분위기를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요. 특히 '잊는다고 없던 일이'와 같은 곡은 유진들의 엄마 역할을 하는 장면 후에 이어지며, 배우와 관객 모두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넘버입니다. 이 곡은 유진들의 상처와 엄마들의 고통이 교차되면서, 피해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아픔까지 어루만지는 깊은 감동을 선사하죠.

초반에는 큰유진의 밝고 경쾌한 넘버와 작은유진의 조용하고 내성적인 넘버가 대비를 이루며 두 인물의 상반된 성격을 드러내요. 하지만 극이 진행되고 두 유진의 상처가 교차점을 찾으면서, 점차 두 인물의 넘버 분위기가 비슷해지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는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결국 하나의 큰 유진으로 통합되어 가는 과정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잊지 못한 짝사랑'처럼 유쾌한 넘버는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관객에게 잠시나마 즐거움을 선사하며, 무거운 주제 속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상처와 치유의 메시지: 연대와 회복의 힘

두 작품 모두 아동 성폭력이라는 소재를 다루지만, 자극적인 묘사를 지양하고 오직 '치유'와 '회복'에 초점을 맞춥니다.​

뮤지컬은 특히 성인이 된 유진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풀어내는 과정을 통해, 과거의 상처가 현재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상처를 마주하고 극복해낸 '단단함'의 증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줘요. 이는 피해자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사회 속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합니다.

큰유진과 작은유진은 부모의 각기 다른 대처 방식 때문에 상처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랐지만, 결국 서로의 존재를 통해 상처를 완전히 직면하고 치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특히 정동진으로 떠나는 장면은 두 사람이 함께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서로에게 연대하고 공감하는 것이 얼마나 큰 치유의 힘이 되는지를 보여줘요.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피해자들이 혼자가 아니며, 주변의 지지와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가족 관계와 사회적 시선: 외면과 포용의 갈림길

원작 소설은 큰유진의 부모와 작은유진의 부모가 아동 성폭력이라는 비극을 대하는 방식의 극명한 차이를 통해, 가족의 역할이 피해자에게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큰유진의 부모는 딸에게 변함없는 사랑과 지지를 보내며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적으로 말해줘요. 이는 큰유진이 자신의 상처를 건강하게 극복하고 밝은 성격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됩니다. 반면 작은유진의 엄마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덮어버리며 딸의 기억을 봉인하려 들고, 이는 작은유진이 오랜 시간 상처를 외면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만들죠.

뮤지컬 또한 이러한 부모의 태도 차이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다루며, 상처받은 청소년을 대하는 어른들의 책임감과 올바른 태도에 대해 질문을 던져요. 두 작품 모두 사회적 편견과 2차 가해의 문제를 놓치지 않고 꼬집습니다. 가해자 중심의 시선, 피해자를 향한 무분별한 질문이나 비난은 피해자들이 다시금 고통받게 하는 '또 다른 가해'임을 명확히 보여주며, 우리 사회가 피해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강조합니다.

 

무거운 주제지만 그를 치유하고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유진과 유진! 소설도 뮤지컬도 유진이들을 많이 사랑하는 것 같죠?

우리도 가해자의 시선에서 피해자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시선으로 피해자를 보듬어주는 성숙한 시민이 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독자나 관객에서 더 나아가 한 명의 시민으로서 사유를 하게 만드는 멋진 작품인것 같습니다. 지금은 뮤지컬이 공연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 공연이 된다면 원작소설을 먼저 읽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극을 이해하기에 더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모든 유진이들이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